상업 인테리어는 매장을 구할 때부터 시작됩니다. 보통 음식점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장사를 위한 매장을 찾으실 때 보증금, 월세, 권리금, 입지 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실 거예요. 그런데 여기에 반드시 함께 생각하셔야 하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인테리어 비용’이에요. 같은 50평 규모의 고기집을 똑같은 디자인으로 꾸민다고 해도, 어떤 상태의 매장에서 인테리어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생각하시는 것 이상의 비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매장은 철거 공사가 거의 필요 없고, 기존 주방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도시가스가 주방까지 들어와 있고, 1층이라 별도의 소방허가가 필요 없고, 덕트 배관도 쉽게 외부로 연결이 가능합니다. 이전에도 장사를 하던 곳이라 전기 용량도 충분해 증설 공사도 필요 없죠.

두 번째 매장은 원상복구 규정이 없어 전체 철거를 직접 해야 하고, 주방 설비 및 방수 공사를 새로 해야 합니다. 이전에 음식점이 아니었기 때문에 도시가스 인입과 전기 증설 공사도 필요하고, 2층이어서 소방필증도 받아야 하며, 주상복합 건물이기 때문에 덕트 배관을 쉽게 연결하지 못하고 집진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이 두 매장의 월세와 보증금, 권리금 차이는 알 수 없지만, 인테리어 비용만으로도 3-4천만 원 이상의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전체 철거만 해도 1~2천만 원 이상이 드는 경우가 흔하고, 소방필증을 위한 공사 역시 상당한 비용이 소요됩니다. 주방 방수, 설비와 덕트 입상, 집진기 설치, 전기증설과 도시가스 인입 등도 추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생각보다 큰 비용이 나올 수 있는거죠. 때문에 월세와 권리금만 보고 두 번째 매장을 선택했다가 예상치 못한 큰 비용으로 인해 후회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반대로 이 내용들을 미리 잘 알고 준비한다면 수천만 원을 절약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매장 현황에 따라 인테리어 총 비용이 크게 좌우됩니다. 그러니 음식점을 위한 매장을 찾을 때부터 인테리어 비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다음 항목들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1. 철거 공사의 내용과 예상 견적을 확인하세요.

아무리 전문가라도 인테리어 현장을 볼 때 가장 예측하기 힘든 공정 중 하나가 바로 철거입니다. 특히 이전 세입자부터 음식점을 계속 운영했던 공간이라면 타일 위에 덧방을 하고, 그 위에 또 다른 타일을 덧방하는 경우가 많아서 철거 물량이 상상을 초월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상가의 경우 깨끗해 보이더라도 바닥 평탄화를 위해 철거 작업을 하다 보면 라디에이터 엑셀파이프 같은 예상치 못한 배관이 나와 철거 견적이 훌쩍 뛰는 상황도 흔히 발생합니다. 또 예전에 좌식 공간으로 단을 높여 사용했던 곳은 철거 비용이 더 높게 나올 확률이 크죠.

경험상, 30~40평 정도의 매장도 이전 세입자의 원상복구 조항이 없다면 철거 견적이 5백만 원 이상 나오는 경우가 많으니 꼭 참고하세요. 건물주와 임대료 협상을 하거나 권리금을 조율할 때 "철거를 현재 임차인이 진행한다"는 조건을 넣어 협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보통 권리금과 임대료는 눈에 보이는 돈이라 잘 깎아주지 않지만, 철거비는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조건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철거 업체는 가급적 건물주와 현 임차인이 선정한 업체로 진행해야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2. 소방 안전 시설 완비 증명을 받아야 하는지 확인하세요.

2층 이상의 건물로 바닥 면적 100㎡ 이상(지하의 경우 66㎡ 이상)인 다중이용업소는 영업 허가를 위해 소방 안전 시설 완비 증명서(소방필증)가 필수입니다. 이 경우 필증을 위한 별도의 소방 공사가 추가되니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스프링클러, 감지기, 소방 전기공사, 필증 대행료 등 여러 비용이 발생합니다. 소방공사 비용은 현장 상황에 따라 큰 차이가 나며, 인테리어 업체의 현장 방문만으로는 견적을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소방 전문업체를 현장에 불러 원하는 레이아웃을 전달한 뒤에야 대략적인 비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방법은 업종, 시기,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므로, 현장 상황에 따라 비용이 크게 변할 수 있는 변수입니다.

소방필증이 필요한 경우, 마감재 사용과 레이아웃 구성에도 소방법에 따라 제약이 생길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큰 건물에 들어갈 때는 건물 방재실에서 요구하는 조건과 제연설비(제연셔터 설치, 소화전 이전 등)에 따라 비용이 크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필증을 받지 않는 경우에도 구조가 바뀌면 스프링클러와 감지기 이전 공사가 필요할 수 있으니, 이 시설이 기존 매장에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전기용량을 체크해 증설 여부를 확인하세요.

음식점 인테리어 상담을 하다 보면 매장의 전기 용량을 정확히 모르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전기 용량이 큰 오븐을 사용하는 레스토랑이나 개별 테이블 인덕션을 사용하는 고깃집 등은 일반적으로 전기 용량이 크기 때문에 추가적인 전기 증설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비용은 매장 규모와 사용하는 전력량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전기 증설 공사 비용은 1) 한전 시설부담금, 2) 전기공사 비용, 3) 전기안전공사 검사비로 구성되며, 한전에 지급하는 시설부담금만 1KW당 약 10만 원 정도가 듭니다(가공지역 94,600원, 지중지역 107,000원).

많은 분들이 필요한 전기 용량과 기존 매장의 용량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분전함 사용 가능 여부, 1차로 들어오는 전선의 굵기 적합성, 접지 시공 여부 등 다양한 요소로 인해 예상보다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 증설 공사가 필요 없는 매장을 선택하는 것이 인테리어 비용을 절감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4. 도시가스 메인관 인입 여부를 확인하세요.

대부분 음식점은 도시가스가 이미 건물 내부에 들어와 있지만,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카페나 음식점 또는 오래된 상가의 경우 도시가스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도시가스 메인관을 인입해야 하는데, 이미 계약을 완료한 상태라면 이 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특히 도시가스 메인관이 저압이 아니라 중압인 경우, 공사 비용이 1,000만 원 이상 발생하는 일도 흔히 있으므로 상가 계약 전에 도시가스 메인관 인입 여부는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5. 덕트 배관의 위치와 설치 방식(집진기 필요 여부)을 확인하세요.

음식점 주방에서 발생하는 연기는 덕트 공사를 통해 외부로 배출합니다. 음식점이 밀집한 상가의 경우 덕트 배관을 1층에서 바로 빼낼 수 있거나 건물 제연 덕트에 연결만 하면 간단히 해결되지만, 경우에 따라 옥상까지 덕트를 입상해야 할 때는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주상복합이나 아파트 상가 등에서는 집진기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집진기 비용이 상당히 높습니다. 한 대 설치에 500만 원 이상 들고, 고깃집 등 환기가 중요한 업종은 두세 대까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덕트 설치 방식과 집진기 필요 여부는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사항입니다.

6. 구조보강 및 대수선 공사 필요 여부를 확인하세요.

최근 성수나 샤로수길 등 핫플에서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하여 카페나 음식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 원하는 레이아웃을 만들기 위해 철거 및 구조보강이 필요할 수 있고, 대수선 공사가 필요하면 추가 비용과 기간이 발생합니다.

H빔으로 구조 보강만 해도 비용이 상당하며, 내력벽 철거 시 건축설계사무소를 통해 설계 및 구조 안전진단을 받고 구청 허가를 신청해야 합니다. 구조안전진단비만 약 400~500만 원이 들며, 허가 승인까지 시간도 소요됩니다. 가능하다면 이에 대해 확실히 인지하고 사전에 건물주와 협의하여 렌트프리 조건을 요청 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사항들을 미리 고려하여 매장을 선택하면 실제 인테리어 공사 비용도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이 상업 인테리어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