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이야기
2025.06.13
공존의 생각
공존은 작품을 만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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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6회 작성일 25-06-13 10:36본문
공존은 작품을 만들지 않습니다. 이 일을 하며 단 한 번도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저희는 예술을 하는 작가가 아니라, 비즈니스에 쓰일 도구를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생존이 중요한 시기, 그 생존을 도울 수 있는 좋은 무기를 만드는 ‘무기상’이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 ‘좋은 공간’이 만능열쇠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권, 입지, 시기, 브랜드의 본질적 콘텐츠, 서비스 등 다양한 요소들과 함께 시너지를 낼 때에야 비로소 공간의 의미가 생깁니다. 오히려 다른 요소들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면, 공간에 과도한 비용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 공간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훅이 되고, 경쟁 매장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드는 핵심 소구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공존은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멋진 공간보다는,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결에 맞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 공간을 사용할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씁니다. 그래서 저희는 공간의 컨셉을 만들고 디자인할 때, 핀터레스트나 해외 사이트에서 레퍼런스를 찾는 일보다, 브랜드가 품고자 하는 결을 이해하고 그 공간이 가져야 할 맥락을 만드는 일에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입니다.
저희는 타협하는 팀입니다. 며칠을 고민해 완성한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일지라도, 매장의 기능적인 요소와 충돌이 우려된다는 피드백이 있다면 지체 없이 수정합니다. 그래서 초기 디자인을 잡을 때부터 매장의 기능적인 요소에 이슈가 없는지를 신중히 살펴봅니다. 주거 공간에서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되지 않은 디자인이 의미 없듯, 상업 공간에서도 직원과 손님의 편의가 반영되지 않은 디자인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클라이언트의 취향에만 맞춰 공간이 만들어지는 일은 타협할 수 없습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 그 결과가 어떤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객의 취향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상업공간은 결국 그 공간을 찾는 고객의 경험을 중심에 두고 고민할 때 좋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는 이 일에 있어 취향이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더, 과하게 트렌디한 공간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런 공간은 마치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는 무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건 그냥 저희 팀의 취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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